하얀 새벽이다.
마지막 잎이 나뭇가지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잎은 바람이 무섭다.
금방
숨이 멎을 듯한데....
뒤돌아보는 시선이 너무도 가여워 눈물이 난다.
삶은
언제나 고달프다.
인내와 ~
고통과~
슬픔이~
살아온 날들을 남겨놓고....
흔적을 바라보며 떠나려 하는구나.
누구를 위하여~
그토록~
잔인하고~
차가운 마음을 보이며~
서러운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려하는가?
마음은 착잡하고 잠이 오지 않아,
갑자기 생각나는 추억속에 빠져 버렸다.
지난 겨울~
그리고 갓 돌아온 봄날에~
세상에 남겨진 아득한 미래를 꿈꾸며....
온갖 희노애락을 겪으며 삶의 보따리에 담아가며...
잠자던 재능을 일깨우며
그렇게 또 그런 모습으로 살고자 발버둥치던 나날들~
한은 어디로 사라지고
그자리에 아스라이 안개에 가려진 눈물만 남았는지~
어제도 오늘도 과거가 되어 코스모스 꽃잎처럼 나풀거리는데...
잎새여~
이제 어디로 가시렵니까?
아무리 발버둥쳐도 갈곳이 정해져 있다는데...
인간이라면...가야 할 길인데~
그렇게 모질게 아픔을 흩뿌리며
삶의 모가지를 비틀던 강인함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초라하고 연약하게
뒷 모습을 보이며 가냘픈 잎새에 추억을 싣고
오늘 그리고 내일
마지막 꽃잎이 되어 슬픈 운명을 기다리고 있는지~
먼지처럼 쌓인 눈물샘이 마르기전에
손을 흔들고 나오던 그곳에
아스라이
한이 서려있는 것을 보고 말았다.
이제 가면 언제 오며~
홀로 ~
남겨진 이곳에
빈 소리나는 설장구소리
상여소리안에 울려피지는구나~
뻐국이 목이 매어 울지 못하는데...
밤새 들려오는 한숨소리
끊어진 인연의 절규로다.
부디~
이제 모든 짐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즐기며 떠날준비를 하소서...
나는 오늘 모든 것을 정리한다.
추억을 정리하고~
슬픔을 정리하고~
눈물을 씻어내며~
한을 삭혀 소리로 정리하고~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자.
그리고 잊자 잊어버리자...
추억은
곱고 아름답지만..
슬프기도 하다.
마지막 잎새의 몸부림을 생각하며~
봄.여름.가을.겨울.
은빛 여우가
울음을 멈추지 않으니
모든 것이
허무한 인생이로다.
마지막 잎새는 설장구 춤을 추지 않는다.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더멀리~
새벽에 하얀 바람이부는데....
문득 생각나는 기억속의 붉은 꽃잎은...
마지막 잎새를 바람에 날리며...
홀로 고독속에 서있었다.
이제
잎새는~
그림자되어
산그늘에 앉아
허공에 빈소리를 내며
요란하게 설장구 소리를 내며 춤을 출 것이나~
아무도
봐주지 않는 외로운 방랑의 혼이 되겠구나~
못다한 한을 ~
잎새에 부비며~
몸부림친다.
봄이오면
파란
싹이 움트고 그자리에
마지막 잎새의 혼이 서려...
파란 꿈이 펼쳐질 것이다.
그때까지~
혼의 잎새여~
마지막
안녕을 고한다.
길고 긴 여정의 끝에 서있다.
이제 많은 세월 움추리며 눈물짓던
서러움은 끝이 났다.
전설의 설장구는
본연의 모습으로~
영원히 ~
제 모습을 잃지 않을 것이다.
2007.9월.9일 새벽. 6시 30분 <영구차를 보내고>
글 박은숙
<이영상 선생님을 추모하며>
이제 선생님은 떠나셨지만....
아름답고 간결한 선율과 명인의 자취는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많은 제자들에 의하여 이어지고 ...
또 전설의 설장구로남을 것이며...
삶의 요소요소에 존재 하며 꽃이 피게될 것이다.
진정으로 예술이 무엇인지를 알던 그분에게~
영원한 설장구 명인으로 남게되길 바라면서~
오늘 선생님을 보내드리고...
마지막 안녕을 고한다.
이제 그 분은 가셨으나
남아있는 제자들은
열심히 갈고 닦아
새로운 모습의 설장구 명인으로
거듭 나길 바라며...
슬픈 인사를
마지막잎새의
글 박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