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월5일 어린이 날이다. 우리는 나이가 많은 어른들인데 아이들처럼 신나게 어디론가 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마땅히 갈 곳이 없어 고심하다 드디어 청계천 맑은 물줄기가 생각났다. 우리는 나이든 어린이가 되어 청계천으로 가고있다. 5월의 문턱에서 소녀와 소년처럼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물줄기를 따라 걷는다. 작은 고기가 뛰어 놀고 청둥오리가 조용히 앉아 졸고있는데.... 물은 소리없이 흘러가며 파란 하늘을 담아낸다. 갈 곳 없는 많은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고있는 이곳에 우리는 마음을 물에 적셔 흩뿌렸다. 물 보라가 일며 무지개가 나타나더니 금새 사라진다. 미소짓고 서있는 소녀의 얼굴에 잔잔한 웃음이 흐른다. 소녀는 설장구를 좋아하여 미친 듯 설장구 춤을 추는 사람이다. 설장구만 시작하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몰입하는데.... 어쩌면 신이 들렸는지 모른다. 신은 잡신이 아닌 예술 신이다. 물따라 걸으며 어깨에 발짓에 흥을 싣고 걸어간다. 만약 보는 사람이 없다면 한바탕 뛰고 춤을 추고 있을텐데 장구통을 가지고 오지 않아 좀 아쉽지만~ 우리는 이미 마음속에 ~ 마음따라 가락 따라 청계천 징검다리를 뛰어 건너며 물속에 가락을 빠뜨렸다. 설장구 소리가 물방울처럼 튀어 멀리 날아간다. 가락은 천년의 세월을 흘러 멀리~흐르다 내가 죽어 백골이 되어~ 먼지되어 날아갈 즈음~ 다시 이곳으로 흘러 오리라 가락은 또 다시 춤을 추며 징검다리 건너며 이 날을 회상하리니~ 청계천 맑은 물에 빠뜨린 설장구 소리 죽지 않고 살아남아 ~ 오늘의 기억을 되살릴 것이다. 늘어진 버드나무 파란 잎이 싱그러워 한 잎 물 위에 배를 뛰우니 설장구 가락이 올라앉아 웃음 짓는다. 덩기닥구 궁기닥구 궁따~ 얼 쑤~ 아이들이 웃는 소리 저만큼 들리고 흐뭇한 미소에 마음이 담겼다. 노란 개나리 꽃 피어있는 청계천에 빠뜨린 설장구 소리 물 빛에 덜썩이며 어깨춤을 추는구나~ 흥과 멋이 흐른다. 2007.5.5 글 박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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