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흰눈이 내려서 세상이 온통 눈 세상으로 변했다. 내 마음은 찬 바람에 정신이 쏠리고 마음 속에 쌓인 흰 눈을 쓸어내지 못했다.
긴긴 세월 속에서 잠자던 나의 의지가 깨어나는 순간이 돌아왔으나, 마음의 새싹은 어데로 가버렸는지...
며칠 전에 홈피가 날아가 버렸다.
누군가 나의 홈피에 바이러스를 심어서 쓸모없이 만들어 버렸다.
함께 하던 지난 세월 긴긴 어둠 속에서 나를 풍요롭게 지켜주던
소중한 세포와도 같은 분신들이 아우성치며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부르짖었는데....
내가 살아오며 애증으로 얽히고 섥힌 묶은 때와 함께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아쉬운 마음과 섭섭한 마음에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속상하다.
결국 흔적도 없이 내곁에서 안녕을 고하며 전설의 이야기로 남았다.
추억이 사라져버린 아쉬움에 눈물이 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나는~~
인생의 뒤안길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비뚫어진 것인지를 알 수 없으나,
지치고 행복하지 못한 나날들과 남은 것은 텅빈 마음뿐이다.
인생무상이다.
세월이 할퀴고 지나간 자리에는 이제 조용한 침묵만 남아 있을 뿐이다.
쓰나미가 지나간 자리에서 허무와 한숨의 진실한 이치를 깨달았다.
이제 조용히 새해를 맞이한다.
나는 변하지 않은 자세로 그자리에 서있을 것이다.
2016년 12.29
글 박은숙설장구